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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어로 "스포일러 하지마" 어떻게 말할까? 한국어에는 영어 단어가 참 많다. 외국어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번역을 시작하고, 외국에서 아이를 키우고 살면서 더더욱 그 점을 실감하게 되고, 또 의식적으로 내가 쓰는 언어에서 영어로 된 표현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하게 된다. 프랑스에서는 영어 단어를 의식적으로 쓰지 않으려고 꽤나 노력을 한 흔적이 언어에서 보인다. 특히 컴퓨터 관련 용어를 들여다보면 놀랍다. 간단 컴퓨터 관련 프랑스 용어 un ordinateur - 컴퓨터 un ordinateur portable - 노트북 une souris - 마우스 un clavier - 키보드 une imprimante - 프린터 un ecran - 스크린 un logiciel - 프로그램 un fichier - 파일 une salle informatique - .. 2022. 11. 24.
프랑스에서 손님 맞이하기 매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발표하는 재미있는 설문 결과에 따르면 프랑스인들은 세계에서 식사 시간이 가장 길다. 프랑스 사람들은 어떻게 밥을 먹기에 그렇게 오랫동안 식사를 하는 것일까? OECD에서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프랑스인들은 하루에 총 2시간 13분을 식사하는 데 쓴다.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사람들보다도 오래 걸린다. 빨리 먹고 후딱 후딱 일어나서 커피를 마시러 가거나 술집으로 자리를 옮기는 한국인의 입장에선 깜짝 놀랄만큼 긴 시간이다. 하지만 정작 나는 이 결과를 보고 조금 다른 의미에서 깜짝 놀랐다. “하루에 2시간 13분밖에 안 걸린다고? 한 끼에 2시간 13분이 아니라?” 아닌게 아니라 집에 저녁 식사 손님을 한 번 맞으면 보통 8시에 시작해서 빨리 끝내면 자정쯤에 식사가 끝나니까… .. 2022. 11. 23.
카타르월드컵/파리올림픽과 마스코트, 메이드인차이나 카타르 월드컵이 오늘 막을 올리는데, 프랑스에서는 카타르 월드컵 보이콧이 한창 논의가 뜨겁다. 이미 러시아 월드컵에서부터 고민하던 프랑스의 축구팬들인 파랭이들(les bleus)*도 카타르에는 응원을 덜 간다는 소식이다. 프랑스 여러 도시에서는 거리 응원을 취소하기로 했다. 심지어 일부 도시에서는 안티 월드컵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즉, 프랑스팀 경기가 예정된 시간에, 모여서 축구 경기를 보는 대신, 콘서트나, 문화 행사 등으로 축제 같은 분위기를 즐기겠다는 것이다. 조금 우스꽝스럽기는 한데, 굉장히 프랑스적이라고 느꼈다. 아래는 각 지역에서 열리는 안티 월드컵 행사를 표시한 실시간 지도다. https://reporterre.net/Boycotter-le-Mondial-la-carte-des-contre.. 2022. 11. 21.
나의 아침 정신 차리고 자리에 앉으니 10시가 다 되어간다. 그 말은 한국은 이미 저녁 6시, 퇴근 시간. 한국에 보내야 했던 메일들은 이제 내일이나 돼야 답이 올 것이다. 내일은 너무 늦다. 겨울이 돼서 8시간이 되어버린 서울과 파리의 간극 때문에, 시작하기도 전에 나의 하루를 이미 망쳐버린 기분이다. 난잡해진 머릿속에서 문득 오늘부터 쓰레기 수거일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글만 써놓고 쓰레기를 내놓고 책상을 정리하고, 일을 시작해야겠다. 마음먹었지만 어딘가 찜찜하다. ​가족들이 두고 간 아침 상을 치우고 급한 것을 닦으면서 김소연 시인의 수필을 들었다. 그는 개운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그가 좋아하는 아침의 순간들에 대해서, 잔잔한 목소리로 읊었다. 싱크대를 뒤덮은 시리얼과 우유 흘린 것과, 과일 껍질 등을.. 2022. 11.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