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축구하면 프랑스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나라는 아니죠. 이번에 우승한 아르헨티나도 있고 브라질도 있고 영국도 있고...
하지만 지난 월드컵 우승자가 프랑스고, 이번 월드컵에도 결승까지 진출해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습니다.
저는 축구를 즐기지도 보지도 않지만, 프랑스 인들도 축구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편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프랑스 축구에 대한 한국 분들의 편견의 허와 실을 좀 적어보고 싶었어요. 아무래도 월드컵 직후라 그런지 주변에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중에서 가장 충격적인 발언... 프랑스 축구는 왜 아프리카 사람들이 많아요?
음... 일단 프랑스 사람들한테 그렇게 말하면 아마 여러분은 인종차별주의자 취급을 받게 되실 겁니다. 그러니 그렇게 물어보시지 마시고, 이 글을 먼저 읽어보세요 ㅎㅎ
가장 큰 이유는 프랑스의 식민지 역사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에 프랑스 식민지들이 많았고, 그러다 보니 모로코, 알제리, 튀지니, 콩고 등 프랑스로 이민 오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러니 축구 선수들 중에도 아프리카계 선수들이 있겠죠. 하지만 그들 모두 프랑스인들입니다. 또 아직도 프랑스와 구 식민지국가들 사이의 교류도 많고, 자연스럽게 프랑스 코치들이 카메룬이나 콩고 등에 정기적으로 가서 재능 발굴을 잘 해온다고 해요. 파리 생제르맹의 간판선수 킬리안 음바페의 아버지가 그런 케이스죠. 원래 카메룬에서 축구를 하다가 프랑스로 이민을 와서 선수로 활동했고요. (따라서 음바페 선수는 파리에서 태어난 순수 프랑스 청년입니다. 어머니도 핸드볼 선순가 그렇다고... 유전자 파워가 장난 아니죠.)
그리고, 사회학적인 요소도 없지 않은 듯해요. 제가 사는 동네의 축구 클럽 예를 들어볼게요.
제가 사는 동네 축구 클럽에서도 프로 선수들이 좀 나온 편이에요. 그 클럽 연습할 때 가서 가만히 보고 있으면, 눈에 띄게 잘하는 친구들이 한 두 명씩은 있죠, 그런데 그런 아이들이 대부분 아프리카계 출신(어쨌든 피부색만 따졌을 때)인 경우가 많더군요.
그리고 더 신기했던 건, 잘하는 아이들 뒤에는 억척스러운 아버지들이 계시다는 것... 보통 축구 클럽 훈련 시간이 2시간 정도 걸리는데, 그 시간 내내 비가 오든 춥든 개의치 않고 와서 자기 아이들 훈련하는 걸 보며 응원해주는 아빠들이 있더라고요. 다른 부모님들은 아이를 그냥 클럽에 데려다주고 있다 찾으러 올게, 하고 슝 가버리는데, 그 아버님들은 삼삼 오오 모여 앉아서 혹은 서서 훈련을 날카로운 눈으로 다 보고 있어요. 게다가 아이가 잘하거나 못할 때 뒤에서 소리도 막 질러요! 잘했다! 혹은 야, 너 그거밖에 못해? 제대로 공 선점 못해? 이런 식으로 요. 말하는 것만 들으면 프로 코치님들 이신 듯..(웃음) 그런데 7살짜리들 훈련이거든요.
어느 날 제가 우버 택시를 (프랑스에는 우버가 활성화되어있습니다) 타고 집에 가는데, 제 자리에 아이 운동화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어, 전 손님이 아이 운동화를 두고 내렸나 봐요” 했더니, 되게 머쓱하게 웃으면서 자기 아이 거라며 죄송하다고 가져가더라고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아이 축구 훈련 데려다주고 영업 시작한 거라, 죄송합니다.” 였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 기사님 아이의 축구 훈련에 대해 대화를 하게 되었는데, 아. 그분도 사커파파셨어요. 2시간 훈련 중 첫 1 시간은 달리기만 하고, 끝날 때쯤 경기를 하니까, 1시간 동안 잠깐 우버로 돈을 벌고, 다시 돌아가서 축구 훈련을 다 지켜본다는 거예요. 그리고 이 분도 공교롭게도 알제리 출신이셨고요.
그래서 제가 경험상 느껴본 바로는, 프랑스 사회에서 사회 계급이 비교적 낮은 아프리카 출신 이민자 가정에게 프로 축구 선수 아들은 계급 상승의 티켓이란 걸 깨닫게 되었어요. 그래서 그쪽 아이들이 더 많이 축구를 하고, 또 더 열심히 하고, 또 가정의 지원도 더 많이 받게 되니 더 높은 확률로 축구 선수가 될 수 있죠. 프랑스 국가대표님의 윙어 우스만 뎀벨레 선수 또한 부모님은 아프리카계 이민자시고, 프랑스에서 태어나 프랑스 축구팀에서 발탁된 케이스죠.
오늘은 프랑스 축구에 대한 오해를 좀 풀어보는 글을 준비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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