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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생활

미식의 나라 프랑스에선 달팽이를 얼마나 먹을까? / 달팽이 요리법

by 에페메르 2023.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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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특이한 음식을 먹는 나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개고기를 먹는 전통이 있었다고 해서 모든 한국인들이 개고기를 즐기지 않는 것처럼, 모든 프랑스인들이 삼시세끼 달팽이만 먹는다거나 하는 건 아니다. 거위 간요리인 푸아그라, 달팽이, 개구리 다리, 송아지 뇌(...) 등은 프랑스 사람들도 가끔가다 먹는 특별식에 가깝다.

 

달팽이

아니, 이걸 먹는다고 도대체 왜??!

문헌을 찾아보면, 그리고 각 지역 전통이나 증언을 들어보면, 달팽이와 민달팽이를 선사시대부터 먹어왔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세시대 때는 지방이 적은 고단백질 식품으로 여겨져 자주 즐겼다고 한다. 실제로 달팽이는 100g당 83g이 단백질일 만큼 고단백 식품이며, 그 외에도 다양한 무기질과 비타민이 풍부하다.

또 달팽이의 점액질은 우리나라에서는 피부 미용에 많이 쓰이지만, 프랑스에서는 무엇보다 천연 거담제(가래약)으로 쓰인다. 보통 아이들이 기침 가래로 고생하면 헬리시딘이라는 약을 처방해 주는데(처방전 없이도 구매 가능) 여기서 "헬리스"라는 말 자체가 달팽이를 뜻한다. 

거담제, 헬리시딘, 프랑스에서는 엘리시딘이라고 발음한다.

프랑스 레스토랑에서 그냥 달팽이도 아니고
부르고뉴 달팽이라고 부르는 이유 

현재 프랑스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달팽이 요리 레시피는 19세기 세기초, 1814년에 프랑스의 유명한 외교관인 텔르랑(Talleyrand)이 러시아의 차르 알렉산더 황제에게 점심 식사를 대접하기로 했는데, 프랑스 부르고뉴에 있는 앙투완 카렘 셰프의 레스토랑에서 약속을 잡았다. 문제는 앙투완 카렘 셰프가 국가의 주요 외교관과 러시아 황제를 대접할 자리에 충분한 재료를 찾아내지 못했고, 할 수 없이 정원에 나가 달팽이들을 주워, 마늘과 파슬리로 요리를 했는데, 그게 너무 맛있어서 알렉산더 황제는 본국으로 돌아가 

"내가 부르고뉴 달팽이를 먹어봤는데 말이지..."

하며 부르고뉴 달팽이가 전 유럽에서 유명해졌다는 전설같은 일화가 있다. 

그렇다면 프랑스 사람들은 달팽이를 얼마나 먹나?

이미 오래 된 자료(2006년도)이지만, 연구 결과에 따르면 프랑스 사람들은 한 해에 35,000톤(!)의 달팽이를 소비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름과 달리 진짜 부르고뉴 지방에서 난 달팽이는 이제 먹기가 힘들어졌다(너무 많이 잡아먹어서 야생 달팽이들이 다 없어졌고, 현재는 채집이 극히 제한적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부르고뉴 달팽이는 동유럽 국가에서 수입해 쓴다고 한다. 

달팽이는 생으로 요리하기도 하지만, 냉동 제품, 통조림 제품 등의 가공 식품으로도 많이 유통된다.  하지만 달팽이를 가장 많이 먹는 시기는 크리스마스 파티 같은 특별한 날이다. 

 

달팽이 요리법?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재료 (4인 기준)

- 달팽이 48마리 (인당 12마리로 쳐서)
- 드미셀(demi-sel, 반가염) 버터 125g
- 마늘 3쪽
- 생 파슬리 한 줄기와 후추

만드는 법

오븐에 굽는다.

 

1) 오븐을 200°C로 최대한 뜨겁게 예열한다.

2) 상온에 보관해 부드럽게 만든 버터를 저어줘 최대한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3) 부드럽게 풀어준 버터에 다진 마늘, 파슬리, 후추를 넣어준다.

4) 기왕이면 이미 먹을 수 있도록 손질된 달팽이를 구매하자. 그럼 바로 달팽이 집에 2)의 재료를 채워주면 된다.

5) 오븐용 팬에 담고 200°C로 뜨거워진 오븐에 5-6분 동안 굽는다.

6) 살짝 겉면이 노르스름해지고, 팬 바닥에 소스가 흐르기 시작하면 꺼낸다.

7) 샤블리 같은 화이트 와인를 곁들어 맛있게 냠냠.

 

그럼 여러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또 재밌는 프랑스 소식으로 찾아뵙겠습니다.

A bientôt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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